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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사회이론의 핵심 개념・원리
- 점성설의 원리: 심리사회이론에서 주요하게 다루어지는 핵심 개념에는 점성설의 원리, 과업과 위기, 정체감 등이 있다. 에릭슨은 인간의 생리적인 성숙이나 발달은 점성설의 원리에 따른다고 했다. '점성설(epigenesis)'이란 용어는 의존(epi)과 유전(genetic)의 합성어로서 '발달은 유전에 의존한다.'는 의미다. 즉, 발달은 미리 예정된 단계대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발달은 미리 정해진 순서대로 그리고 적절한 속도로 일어나는 선천적인 계획이며, 문화에 따라 내용이 다소 달라지기는 하지만 대체로 보편적인 양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에릭슨은 인간의 심리적인 성장도 태아가 성장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된다고 보았다. 각각의 연속된 단계의 출현을 앞 단계의 발달로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간의 성격발달은 구조적으로 태아의 발달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신체의 각 기관은 성장과 발달의 결정적 시기가 존재하며, 미리 정해진 청사진에 따라 성장하고 발달한다. 예를 들면, 한 개인이 청소년기에 자아정체감을 잘 형성했을 때, 그 개인은 다음 단계인 성인 초기의 친밀감 대 고립감의 위기를 다루는 방향으로 이미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점성설의 원리란 위기가 한 번에 그리고 영원히 해결되는 것이 아님을 의미한다. 즉, 인생주기의 연속된 모든 단계에서 각 단계가 우세하게 출현되는 결정적 시기가 있으며, 모든 단계가 계획대로 전개될 때 완전한 기능을 하는 성격이 형성됨을 뜻한다.
- 과업과 위기: 에릭슨은 심리사회적 발달의 각 단계마다 성취해야 할 중요한 '과업(tasks)'이 있다고 하였다. 그 과업의 성취 정도가 과도하거나 혹은 미흡하여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를 '위기(crisis)'또는 '갈등'이라고 하였다. 각각의 8단계마다 과업과 위기를 만나는데, 과업과 위기를 적절히 해결해야 다음 단계의 과업을 순조롭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심리사회적 위기는 긍정적인 요소와 부정적인 요소를 다 갖고 있으며, 처음부터 과업이 적절하게 성취되면 긍정적인 요소들이 자아에 스며들어 건강한 성격발달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과업이 성취되지 않아 갈등이 계속되면 불신, 수치, 의심, 열등감 등이 자아에 통합된다. 그리고 다음 단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순조로운 발달이 방해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심리사회적 발달의 첫 단계인 영아기에서의 과업과 위기는 신뢰감과 불신감이다. 이 단계에서 신뢰감만 과도하게 성취하거나 혹은 신뢰감이 전혀 성취되지 않는다면 다음 단계의 과업 성취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에릭슨은 각 발달단계에서의 위기가 반드시 인간에게 부정적인 영향만 주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성장시키는 긍정적인 측면을 같이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두 가지 과업과 위기가 적절한 균형, 즉 적응적인 방식이 더 많은 상태가 되었을 때 건강한 성격발달이 이루어질 수 있다.
- 정체감: 아이덴티티(identity)란 용어는 매우 추상적이다. 그리고 사용되는 문맥에 따라 여러 의미를 나타내기 때문에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렵다. 흔히 우리말로 번역했을 때에는 '정체감'이라고 불린다. 에릭슨이 '아이덴티티'란 용어를 공식적으로 처음 사용한 것은 1940년 ⌜유아기와 아동기 초기의 문제들(Problems of Infancy and Early Childhood)⌟이란 논문이었다. '정체감(identity)'이란 말은 라틴어의 'identitas'에서 유래된 것으로 '전적으로 동일하다.' '그 사람과 틀림없는 본인이다.' '그것의 자기 자신' '정체(正體)'등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에릭슨이 주장한 정체감이란 개념은 개인 내적인 측면에서는 '자아'나 '자기'와 같이 사용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민족의 정체감'으로도 사용되기 때문에 조금 더 포괄적인 측면에서 이해해야 한다. 자아가 본래 갖고 있는 에너지인 유능감은 자율성과 자발성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자아에는 "나에게는 이런 힘이 있다." "나는 이런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와 같은 자신감이나 자존감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것 자체가 원초적인 자기 정의(self-definition), 즉 정체감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정체감이라고 하는 말은 보다 폭넓게 기대되는 자기, 자기 자신이 바라는 모습의 자기, 현재 하나로 동일시하고 있는 인간상을 자기의 개성에 맞도록 통합해 가는 힘 등을 포함하고 있다. 결국 정체감이란 개념은 자아나 자기보다는 좀 더 포괄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체감이란 '내'가 '나'인 것을 무엇보다도 확실히 하고,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나'는 타인에게 인정됨으로써 비로소 '나'라고 하는 이중 구조의 표현을 가지고 있다. 즉, 나 스스로 나라고 하는 존재 양식과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존재 양식의 이중 구조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한 개인이 가진 내적인 측면의 정체감에 대한 예로, 부모의 기대나 요구에 따라 의대에 진학한 대학생이 있다고 하자. 이 학생은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또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그냥 부모에게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맡겨 버린 것이다. 물론 의대가 적성에 맞아서 재미있게 학업을 마치고 의사로서의 삶을 살아가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다시금 정체감에 대한 위기를 경험할 수 있다. 이처럼 청년기에서 개인 자신에 대한 정체감의 확립은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사회적 상황에서 정체감의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최근에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사람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재정적인 문제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비정규직은 직장에서 잠시 일하다가 떠날 사람이라는 생각에 정체감을 갖지 못하고 근무 의욕이 상실될 수 있다. 또한 그들은 정규직 사원들과 비교할 때 자존감이 낮을 수밖에 없으며, 회사를 그만두어야 할 때가 가까워지면 새로운 직정을 찾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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