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슨 심리사회이론 - 인간관

에릭슨 심리사회이론에서의 인간관

1.  낙관론적 인간관: 에릭슨은 인간에게는 적응적이고 창조적인 힘이 있으며, 천정적으로 선하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인간의 본성을 긍정적으로 바라본 것이다. 이 견해에 대한 근거로, 첫 번째로는 자율적이고 창조적으로 기능하는 자아의 개념을 제시한 것이다. 그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론과 달리 자아는 다른 성격 구조의 파생물이나 중재자가 아니라 스스로 존재하며 독립적으로 기능한다고 보았다. 또한 자아는 환경에 적응하는 차원을 뛰어넘어 주어진 환경을 바꿀 수 있는 창조적인 기능을 한다고 보았다. 두 번째로는 인간이 인생의 각 단계에서 만나는 위기가 오히려 자신을 성장하게 한다는 점뿐만 아니라 자아의 발달을 통해서 나타나는 덕목(virtue)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2. 환경론적 인간관: 에릭슨은 인간의 성격발달을 유전보다는 환경론적인 입장에 더 큰 비중을 두어 설명하고 있다. 이는 사회적인 상황인 부모와 가족, 친구, 문화, 그리고 역사적 요인들을 강조한 데에서 알 수 있다. 개인이 인생 초기에 지니는 심리사회적 위기를 해결하는 능력은 주로 부모와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부모가 자녀를 양육하는 방식은 문화적 ・ 역사적 요인에 영향을 받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인생 전반에 걸친 다양한 환경적인 요인들이 개인의 성격에 끊임없는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면, 성격발달 1단계에서는 주 양육자인 어머니, 2단계에서는 부모, 3단계에서는 가족, 4단계에서는 교사, 5단계에서는 친구, 6단계에서는 애인 및 배우자, 7단계에서는 직장동료, 마지막 8단계에서는 모든 사람의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성격이 생물학적이고 본능적 기초를 가지고 있다는 프로이트의 유전론적인 입장을 어느 정도는 인정하고 있다.
3. 결정론적 인간관: 에릭슨의 심리사회이론은 자유론보다는 결정론적인 관점에 더 치우친다. 인간의 성격발달이 이미 그려진 청사진에 의해 진행된다는 점성설의 원리는 에릭슨의 심리사회이론이 결정론적인 관점에 더 가깝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는 심리사회적 발달의 전반부인 1단계에서 4단계까지는 부모의 양육 방식, 학교 경험, 친구 집단, 다른 문화와의 접촉 기회 등의 환경이 개인의 성격 형성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하지만 후반부의 5단계에서 8단계까지는 외적 환경의 영향을 덜 받는다고 하였으며, 한 개인의 성공과 실패는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하였다. 이러한 설명으로 볼 때, 그가 어느 정도 인간이 자유로운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인간이 어릴 적 아동기의 경험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보았기 때문에 그의 인간관은 결정론적인 관점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4. 전체론적 인간관: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 8단계를 살펴보면, 그는 인간을 전체적인 관점에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인간의 성격을 8단계동안 끊임없이 발달하는 총체(totalities)로 이해하려고 했다. 즉, 인간은 한 부분으로서가 아닌 전체로서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8단계의 발달 과정을 거치는 동안에 다양한 사회 문화적인 환경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인간의 성격은 각 단계에서 해결해야 할 발달과업을 성취하고 위기를 극복할 때, 과거와 미래 그리고 내적인 요인과 외적인 환경의 통합이 이루어지며, 결국 모든 단계가 하나의 전체로 통합됨으로써 한 개인의 성격이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청년기의 자아정체감과 노년기의 자아 통합이라는 두 가지 개념에 내재하는 전체주의적인 관점을 생각해 보자. 자아정체감의 경우, 각 개인은 청년기에 이르면 대부분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고민하며, 자기 자신의 정체감을 발견하려고 한다. 그 과정에서 개인은 과거와 미래라는 전체적인 틀 속에서 자신에 대한 정체감을 확립하게 된다. 노년기에서의 자아통합은, 개인은 자기 인생을 각 단계로 나누지 않고 하나의 전체로서 파악하고, 인생이라는 전체의 틀 속에서 인생의 의미를 찾고 조망(perspective)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