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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에릭슨 심리사회이론 - 출현배경

by 울디 2022.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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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사회이론의 출현배경

 심리사회이론(phycho-social theory)은 에릭 에릭슨(Erik Erikson, 1902~1994)이 주창한 성격이론으로, 인간의 성격발달을 설명하는 데 사회 ・ 문화적 요인들을 중시하고 있다. 에릭슨이 자신의 이론에 사용한 '심리사회적'이라는 용어에서 심리란 '한 사람의 내면'을 뜻하며, 사회란 '사람과 사람의 사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즉, 인간의 성격은 개인의 내적인 정신 과정뿐만 아니라, 사회와의 관계인 부모, 친구, 애인 및 직장동료 등과의 관계 속에서 형성된다는 것이다. 에릭슨의 심리사회이론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그는 프로이트의 이론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고, 그의 이론을 확장하여 자신만의 이론을 체계화하고 발달시켰다. 그의 이론의 핵심은 자아의 성장(growth of the ego)에 있으며, 그는 '자아'의 기능과 발달에 관심을 가졌던 자아 심리학자였다. 프로이트는 자아가 이드에서 분화된 파생물로써 이드와 초자아 사이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중재하는 조정자의 역할을 한다고 보았다. 하지만 에릭슨은 자아를 갈등 없는 영역(conflict-free sphere)으로 간주하였다. 즉, 자아의 사고, 지각, 학습 과정이 이드나 초자아와 충돌하지 않는다고 하였으며, 자아가 가지고 있는 창조적이고 자율적인 기능을 강조하였다. 에릭슨은 인간의 성격이 생애 초기에 결정된다고 주장한 프로이트와는 달리, 평생에 걸쳐 성격이 발달한다는 8단계의 심리사회적 발달을 주장했다. 그는 인간의 성격발달이 유전적으로 결정되며 단계적으로 발달한다는 '점성 원칙'에 따른다고 하였다. 뿐만 아니라 그는 인간의 성격발달에 있어서 어느 한 시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전 생애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관점은 인간의 성인기 특히 노년기에 대한 관심을 증가시켰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에릭슨이 살던 지역은 슐레스빅-홀스타인이었는데, 이 지역은 그 당시에는 독일과 덴마크가 서로 자기 영토라고 주장하던 지역이었다. 이러한 영토 분쟁은 에릭슨이 칼수르에에 있는 김나지움에 들어갔을 때 절정에 달했다. 또한 에릭슨은 청소년기 때 제1차 세계대전을 겪었는데, 그는 독일에 대한 충성심과 덴마크인으로서의 정체감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며 정서적인 갈등을 겪게 된다. 영토 분쟁이 일어난 지리적인 상황과 전쟁을 치르면서 겪은 정체감의 혼란은 후에 그의 이론의 핵심 개념인 자아정체감 이론에 영향을 미쳤다.

 한편 에릭슨이 활동하던 시기에 미국에서는 자본주의의 병폐를 극복하기 위한 혁신운동의 하나로 아동에 대한 관심이 대두되었따. 아동 노동과 관련하여 최저 연력을 높이고, 야간 노동을 억제하는 한편 학업을 병행하도록 하는 새로운 법이 제정되었다. 이와 함께 존 듀이(John Dewey)는 교육자 중심이 아닌 아동을 중심으로 한 전인적인 교육이 중요하다는 아동 중심 교육 사상을 주장하였다. 이러한 아동과 관련된 시대 상황도 에릭슨에게 아동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에릭슨의 대표작인 ⌜아동기와 사회(Childhood and Society)⌟는 그가 아동의 발달에 대하여 얼마나 많은 관심이 있었는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에릭슨의 심리사회이론에 영향을 미친 이론은 아래와 같다.

  1.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론: 에릭슨의 심리사회이론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론에 뿌리를 두고 있다. 에릭슨은 프로이트가 인생 초기의 경험을 중요시하며, 설격발달을 단계별로 나누어 설명한 부분과 거의 동일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 그가 주장한 성격발달 8단계 중에서 영아기, 유아기, 학령전기, 학령기 등의 초기 4단계는 프로이트가 주장한 성격 구조 세 가지 중에서 자아에 초점을 두었다. 그는 프로이트와는 다르게 자아가 가지고 있는 독자적이고 자율적인 기능에 관심을 두었으며, 인간이 성장하면서 접하는 사회와의 상호작용에 더 많은 비중을 두었다.
  2. 발생학의 점성원칙: 발생학(embryology)이란 생물 개체의 발생 및 그 형태의 변화와 기능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예를 들면, 수정란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성체의 외형과 내부 구조에 이르는지를 명확하게 밝히는 것이다. 이러한 발달 과정이 이루어지려면 시작에서부터 모든 변화와 그 순서를 포함하는 일종의 '청사진'이 필요하다. 에릭슨은 "인간은 출생할 때 이미 각 단계별 발달과업과 위기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다."라는 점성 원칙을 그의 이론에 적용하였다. 그는 이러한 점성 원칙으로 인간의 발달을 설명하면서, 인간은 유아기부터 성인기를 거쳐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일정한 기본 계획이 있고, 이 기본 계획에 따라 인간의 성격발달이 단계적으로 이루어진다고 보았다.
  3. 자아심리학(自我心理學): 자아심리학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론을 수정한 이론 중의 하나로, 대표적인 학자들은 에릭슨, 하트만(Hartmann, 1958), 라파포트(Rapaport, 1959), 크리스(Kris, 1952) 등이 있다. 이들은 자아의 방어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사고, 지각, 학습 등에 관여하는 주체적인 기능에 대하여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특히 하트만은 자아가 환경에 적응하는 기능에 머물지 않고,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측면을 강조하였다. 즉, 자아는 환경의 영향을 받을 뿐만 아니라 환경에 영향을 주어 환경을 바꾸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또한 자아심리학자들은 각 발달단계에서 경험하는 사회 ・ 문화적인 환경이 자아 특성의 발현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그들은 프로이트의 이론을 부인하기보다는 자아에 더 큰 역할을 부여하여 자아가 성격의 다른 구조와 갈등을 일으키거나 중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역할을 한다고 보았다. 자아심리학의 이러한 관점이 에릭슨에게 영향을 주어, 그는 성격발달에서 자아의 역할을 중시하였으며, 자아와 환경의 상호작용으로 성격이 형성된다고 보았다.
  4. 문화인류학(cultural anthropology): 이란 인간 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연구를 통해 전 세계에 거주하고 있는 여러 민족의 생활양식인 문화와 그들이 생활하고 있는 지역의 생활구조 등을 사회과학적 방법으로 비교 연구하는 학문이다. 문화인류학은 오랜 기간에 걸친 현지 조사, 유적과 유물들의 발굴조사, 다양하며 이질적인 문화에 대한 비교연구 등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에릭슨은 하버드에서 활동하던 당시에 만났던 미드(Mead, M)와 베네딕트(Benedict, R) 등의 다수의 인류학자에게서 영향을 받았다. 미드는 섬에 사는 원주민의 청소년기에 대한 문제와 성(性) 행동에 대하여 보고하였고, 베네딕트는 뉴기니라는 섬에서 생활하며 인류학을 연구하였다. 에릭슨은 한 개인의 성격발달에 심리 역사적인 환경이 중요하다고 보았으며, 역사적인 인물이나 아동, 특히 소수집단을 대상으로 연구를 하였다. 그는 자신의 인생주기이론을 검증하기 위하여 직접 다른 문화(미국 인디언 수 족과 유록 족) 속으로 들어가 실증적인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렇듯 문화인류학자들의 접근 방식은 에릭슨의 인간 이해와 연구 방법에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5. 대상관계이론(object relation theory): 다른 사람(object)과 맺는 관계에 초점을 둔 이론으로써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에서 유래한다. 프로이트는 자아가 무의식 속의 이드가 가진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방출하기 위하여 외부의 대상과 '결속(object)'을 발달시킨다고 하였다. 여기에서의 초점은 결속에 있다. 결속은 다른 사람과의 상호관계 속에서 자신의 정체감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이루어진다. 그리고 결속은 성격의 핵심을 이룬다. 외부의 대상은 오로지 인간만이 해당되며, 대상관계의 패턴은 초기 아동기부터 시작되어 생애 후반기까지 계속 되풀이되는 경향이 있다고 하였다. 이러한 대상관계이론에서 자아의 기능을 강조하고, 대상관계의 초기 패턴은 전 생애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은 에릭슨의 이론에서 자아의 발달과 기능을 강조한 측면에 영향을 주었다. 뿐만 아니라 에릭슨이 인간의 성격발달을 설명할 때, 아동기 때의 경험은 성인이 되었을 때에도 계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관점에도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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