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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사회적 발달 8단계
에릭슨은 인간의 성격발달을 심리사회적 발달 8단계로 설명했다. 각 발달단계의 연령, 발달과업, 위기, 자아, 덕목 그리고 단계마다 나타나는 성격적인 특징들을 중점적으로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 영아기: 에릭슨의 심리사회이론의 첫 번째 단계인 영아기는 출생에서 대략 1세에 속하며, 이 시기의 특징은 프로이트의 구강기에 나타나는 특징과 유사하다. 이 단계에서 나타나는 성격 특성은 '신뢰감 대 불신감(trust vs. mistrust)'이다. 이 시기는 신체부위 중에 입이 매우 중요하다. 에릭슨은 "영아는 입을 통해 살고, 입으로 사랑한다."라고 했다. 즉, 입을 통해 세상과 생물학적 그리고 사회적 관계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에릭슨에 의하면, 이 시기의 영아는 주 양육자인 엄마와의 관계에서 신뢰감을 갖는 것이 관건이다. 신뢰감의 획득에서 특히나 중요한 것은 엄마가 영아를 양육하는 질에 달려 있다는 점이다. 음식의 양이나 애정 표현의 횟수가 문제 되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영아에게 친밀감, 지속감, 그리고 동일성의 경험을 얼만큼 일관되게 제공하는가가 중요한 포인트이다. 예를 들면, 영아가 옹알이를 할 때 엄마가 옹알이에 대해 같은 소리나 표정으로 반응을 해 주거나, 영아가 세상을 향해서 웃을 때 엄마가 같이 웃어 주거나 혹은 영아가 배가 고프거나 대소변을 봐서 울 때 젖을 주거나 기저귀를 갈아주면, 영아는 세상에 대한 신뢰감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영아의 웃음이나 울음 그 어떤 것에도 엄마가 반응을 해 주지 않거나 반응에 일관성이 없을 때, 영아에게는 불신감이 형성된다는 것이다.에릭슨은 영아는 외부세계뿐만 아니라 내부세계도 신뢰해야 하는 사실을 강조한다. 즉, 영아는 자신을 신뢰하는 것과 자신의 신체 기관이 가지고 있는 능력도 신뢰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영아는 엄마의 적절한 보살핌 속에서 충분히 신뢰감을 획득하지 못하면,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매사에 거부를 하게 되며, 이는 모든 사람에 대한 두려움과 의심 등으로 발전한다. 이는 특히 불신감으로 표현되는데, 이것은 엄마가 아기를 낳고 직장에 다니거나 혹은 재임신으로 인해 아이에게 관심을 갖지 못할 때 나타난다고 하였다. 에릭슨은 신뢰감(trust)을 건강한 성격의 초석이라고 할 정도로 중시하였다. '신뢰감 vs. 불신'에 대한 위기는 영아기 때 특히 집중되는 특징이 있고, 다음 단계에서도 계속 나타난다. 이 시기에서 형성된 적절한 신뢰감이 평생의 성격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에릭슨은 영아가 건강하게 성장하려면 신뢰와 불신의 적절한 비율이 필요하다고 했다. 무엇을 신뢰해야 하는지도 중요하지만, 무엇을 신뢰하지 않아야 하는가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위험과 불안을 예상하는 능력 또한 환경에 적응하고 삶을 효과적으로 영위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하였다. 동물들은 이런 능력을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지만, 인간은 학습을 통해서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신뢰 vs. 불신'의 갈등이 해결되어 얻어진 성격 특성 혹은 덕성을 '희망(hope)'이라고 하며, 희망은 이 시기에 출현되는 자아 특성이다. 희망은 인간의 첫 번째 긍정적 성격 특성이며, 일상생활에서 삶이 주는 의미를 발견하고, 신뢰감을 갖는 데 기여한다. 앞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인간의 처음 발달단계인 영아기 때 발달과업이 적적히 성취되어야 다음 단계로의 발달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
- 유아기: 두 번째 단계인 유아기는 2~3세에 해당하며, 이 시기의 특징 역시 프로이트의 항문기에 나타나는 특징과 유사하다. 이 단계에서 나타나는 성격 특성은 '자율성 대 의심과 수치심(autonomy vs. doubt & shame )'이다. 이 시기의 유아는 신체적이나 정신적으로 성장이 빨라지며, 많은 활동을 한다. 즉, 이 시기는 걸음마를 배우고 말을 배우면서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하기 시작하고, 주위를 관찰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생겨나는 시기다.이 시기의 유아에게 중요한 관계는 부모와의 관계다. 부모와의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경험은 유아의 과업 성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유아에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생기면서 유아는 그 일을 자신의 의지로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부모의 의지와 충돌할 수 있다. 부모와 유아 간의 의지에 대한 마찰 중의 대표적인 것이 배변훈련(toilet training)이다. 본능적인 욕구로서의 배변 활동은 사회적 규칙에 따라야 하는 상황에서 유아의 자율과 부모의 허용 정도가 적절하게 균형을 이룰 때 자율성이 형성된다. 부모의 강압적인 배변 훈련으로 유아는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게 되고, 배변 활동에 실패했을 경우 수치심도 생겨서 자율성을 성취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 에릭슨은 부모가 아동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대신 해 주려고 하거나, 아니면 부모가 아동 스스로 할 수 없는 것을 하도록 기대한다면 아동은 수치심이 생길 수 있다고 하였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아동은 자신감이 없어지고 자신을 돌보는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되어 자기 의심, 부적절감,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 시기의 유아는 숟가락을 잘 사용하지 못해서 밥알을 흘리고 밥을 먹는다. 이때, 엄마가 대신 먹여 주려고 하면 "아니야! 내가!"라고 하면서 혼자서 먹으려고 한다. 이때 유아가 스스로 밥 먹는 것을 칭찬하고 허용해 주면 자율성이 형성되는 반면에 부모가 대신 밥을 먹여 주거나 혹은 밥알을 흘리는 모습을 나무랄 때 의심이나 수치심이 형성된다. 에릭슨은 이 시기의 유아가 주어진 일에 자율성을 가지고 스스로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하였다. 그런데 자기조절이 지나치거나 혹은 자기 조절을 못하게 되면 의심과 수치심이라는 위기 상황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자율성과 의심 사이에서의 갈등이 성공적으로 해결되면, '의지력(will)'이라는 자아 특성을 획득하게 된다. 의지력이란 수치심, 의혹, 타인에 의해 지배당할 때 느끼는 분노와 같은 감정을 무릅쓰고 스스로 자유롭게 선택하는 자기 결정을 의미한다.
- 학령 전기: 에릭슨의 심리사회이론의 세 번째 단계인 학령 전기는 약 4세부터 5세에 해당되며, 이 시기의 특성은 프로이트의 남근기(phallic stage)와 비슷하다. 이 단계에 나타나는 성격 특성은 '주도성 대 죄책감(initiative vs. guilt)'이다. 이 시기는 아동이 새로운 과업이나 기술 등을 익히게 되고, 그것들을 수행하면서 타인에게 인정을 받게 된다. 이 시기는 아동 자신이 속한 가족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주변 상황이나 새로운 일에 대한 호기심뿐만 아니라, 자신과 주변 세계(예: 인형, 반려동물, 동생 등)에 대해 책임의식도 가지게 되는 시기로 자신이 한 인간으로 인식되고, 자신에게 삶의 목적이 있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한다. '나는 내 뜻대로 될 수 있다.'라는 생각이 이 시기의 아동에게 뚜렷한 정체감이 된다. 이때문에 아동 자신이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하려고 할 때, 가족이 어떻게 반응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가족이 아동의 호기심을 인식하고, 아동의 극화 놀이(dramatic play)를 우스꽝스럽게 여기거나 금지하지 않을 때 주도성이 발달할 수 있다. 즉, 가족은 아동의 사고나 행동에 대해 어느 정도 지켜봐 주거나 지지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 시기의 아동은 로봇이나 인형을 가지고 역할놀이를 할 수 있다. 어떤 로봇은 착한 역할로 정하고, 다른 로봇은 나쁜 역할로 정해서 두 로봇이 싸우는 장면을 연출하거나 혹은 한 인형은 아빠가 되고, 다른 인형은 엄마가 되어서 역할놀이를 할 수 있다. 이 때 가족들이 아동의 이러한 역할놀이를 자연스럽게 인정해 주거나 지지해 주면 아동의 주도성이 발달하지만, 가족이 놀리거나 혹은 하지 못하게 하면 죄책감을 가질 수 있다. 죄책감은 아동이 이성의 부모에게 사랑을 받고 싶어 하거나 이성의 부모를 사랑하려는 욕구에 대해 부모가 언어적으로나 신체적으로 과도한 벌을 주기 때문에 생긴다. 이 시기는 프로이트가 주장한 남근기의 오이디푸스나 엘렉트라 콤플렉스와 같은 발달 위기의 특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주도성의 발달 정도는 후에 성인이 되었을 때, 생산적인 경제 활동을 하는 것에도 영향을 미치며, 이 단계에서 주도성이 성공적으로 발달하면 아동은 '목표 지향적' 행동 특성을 나타낸다. 따라서 이 시기의 과업을 성취하면 '목적(purpose)'이라는 자아 특성이 나타나게 된다.
- 학령기: 네 번째 단계인 학령기는 약 6세에서 11세에 해당하며, 프로이트의 잠재기(latency period)와 유사하다. 이 단계에 나타나는 성격 특성은 '근면성 대 열등감(industry vs. inferiority)' 이다. 이 시기의 아동은 사회 활동에 필요한 교육(예: 읽기, 쓰기, 조직화된 활동에서 타인과 협동하기)을 받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이때는 잘 정해진 규칙에 순응해야 하는 '자기 차례 지키기(take-turn)'에 참여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이성의 부모에 대한 사랑과 동성의 부모에 대한 경쟁의식은 배움에 대한 욕구와 생산성의 욕구로 대체되어 나타난다. 보통 이 시기의 남자아이들은 나무집을 만들거나 모형 비행기를 만들고, 여자아이들은 요리를 하거나 바느질을 배우는데, 이러한 작업은 주의집중, 부지런함, 끈기 등이 요구된다. 학교를 다니게 되면서 아동은 근면성을 배운다. 근면성이란 단순히 어떤 일을 행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가치 있게 여기는 일을 행하는 것이다. 학교 경험을 통해서 사회적인 역할과 근면성을 배우는데, 근면성은 그들의 행동이 사회집단에서 수용되는가에 의해서 결정된다.이 시기는 아동이 학교를 다니는 시기로서 아동이 노력한 행동에 대해 교사의 적절한 반응이 중요하다. 만약 자신의 행동에 대해 조롱이나 야단 그리고 거절 등을 당하면 아동은 자신을 부족한 존재로 인식하는 열등감이 발달한다. 이러한 열등감은 다른 아동들과 경쟁하는 과정에서도 경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초등학생의 경우 자신이 그린 그림이 학급 게시판에 게시가 되거나 혹은 시험을 봤는데 좋은 점수를 받았다면 근면성이 생겨서 더욱 열심히 그림을 그리거나 공부를 하는 반면에, 자신의 그림이 게시되지 않거나 성적이 좋지 않으면 열등감을 느낄 수 있다. 아동기에는 근면성과 열등감의 적절한 균형을 통해서 세상에 나가 성공할 수 있다는 '유능감(competence)'이라는 자아 특성이 형성된다.
- 청소년기: 에릭슨의 심리사회이론의 다섯 번째 단계인 청소년기는 약 12세부터 19세까지에 해당한다. 이 단계에 나타나는 성격 특성은 '자아정체감 대 역할 혼미(ego identity vs. identity confusion)' 다. 청소년기는 급격한 신체 변화와 함께 자신이 누구인가에 대한 자아정체성을 확립해야 하는 시기다. 어린이도 아니고 어른도 아닌 청소년은 여러 가지 역할 변화를 겪게 된다. 특히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관심이 많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정확하게 지각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자신에 대한 정체감은 스스로에 대해 일관성 있게 지각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자신이 긍정적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이 시기의 청소년에게는 같이 어울리는 친구 관계가 중요하다. 친구들뿐만 아니라 동일시하는 사회집단이 자아정체감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면, 이 시기의 청소년은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자신이 살아가는 목적은 무엇이며, 앞으로 무엇을 하고 살아갈 것인가 등을 고민하게 되는데, 이러한 고민 끝에 자신이 어떤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이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은지 등에 대한 생각이 정립되면 자아 정체감이 형성된다. 하지만 '친구 따라 강남 간다.' 라는 속담처럼 인기가수가 되겠다는 친구를 따라 학교를 그만두고 학원을 다니기도 한다. 또한 유명한 운동선수처럼 되고 싶어서 운동을 시작하거나, 심지어는 어떤 연예인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그 사람의 얼굴과 똑같이 성형수술을 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이들은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그리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등에 대한 정체감이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정체감 위기나 역할 혼미에 빠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시기에 자아정체감을 적절히 형성하면 성실성, 즉 '충실성(fidelity)'이라는 자아특성이 생겨난다. 이 충실성은 주위 상황이 자신의 생각에 맞지 않고 모순되는 면이 있어도 스스로 약속한 것을 성실하게 지키려는 능력이라고 볼 수 있다.
- 성인초기: 에릭슨의 심리사회이론의 여섯 번째 단계인 성인 초기는 대략 20~24세로, 청소년기 후반부터 성인기 초기에 해당된다. 이 단계에 나타나는 성격 특성은 '친밀감 대 고립감(intimacy vs. isolation)'이다. 성인 초기는 프로이트의 성격발달 5단계 이론을 확대하여 추가된 단계로서 에릭슨은 성인기의 연구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이 시기는 인간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성적인 친밀감과 사회적인 친밀감을 갖게 되는 시기다. 이 시기는 이성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에릭슨은 이성과의 관계를 적절히 잘 맺을 때 친밀감이 형성된다고 하였다. 친밀감이란 누군가에게 헌신하는 느낌을 가지고, 그 사람과 가깝고 따뜻한 관계를 맺는 것이다. 에릭슨은 친밀감이란 단순히 성적인 것 이상을 포함하고 있다고 보았기 때문에 친구 간이나 넓은 의미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이에 해당된다. 예를 들면, 애인과 사랑에 빠지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다 주어도 아깝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부모의 반대나 나이 차이 등의 어떤 어려움도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친밀감은 성공적인 결혼에 꼭 필요하다. 이성과 친밀한 관계를 맺은 사람은 친구나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친밀감을 형성하지 못하게 되면 타인에게서 떨어져 있다는 느낌과 그들에게 헌신할 수는 없다는 느낌에 해당하는 고립감이나 소외감에 빠지게 된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며, 자신의 자아를 위협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을 공격하거나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을 거부한다. 자신에 대한 정체감이 확립되지 않으면 타인과의 관계에서 진정한 친밀감이 형성되기 어렵다. 즉, 다른 사람과 친밀해지려면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확고한 정체감이 발달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 친밀감을 성취한 사람은 '사랑(love)'이라는 자아 특성을 나타낸다.
- 성인중기: 에릭슨의 심리사회이론의 일곱 번째 단계인 성인 중기는 대략 25세에서 64세로, 중년기에 해당된다. 이 단계에서 나타나는 성격 특성은 '생산성 대 침체(generativity vs. stagnation)'다. 이 시기는 직장이나 일터에서 일을 하는 시기인 만큼 직장 동료들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직장 동료들과 원만한 관계를 맺으면서 주어진 일을 잘 수행할 때 생산성을 성취하게 된다. 생산성이란 개인이 다음 세대를 키우고 지도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한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활동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성인이 되어서 결혼하여 자녀를 낳아 기르는 부모의 역할뿐만 아니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거나 생산품을 제조하거나 책을 집필하거나 예술 작업을 하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생산성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자신만의 관심사에 마음을 빼앗긴다. 그들은 스스로 주위 세계에 관여하지 않고, 자기중심적 또는 자기 탐닉적이 되고, 아무것도 생산해 내지 못하는 침체를 보이는 특성이 있다. 또한 생산성이 결여되면 사회의 일원으로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삶의 모든 면에서 의욕을 잃어버리게 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잘 아는 '중년기 위기'인 인생이 허무하고 무의미하다는 느낌이다. 생산성의 발달을 통해서 획득하는 자아 특성은 '배려(care)'다. 배려는 무엇인가 또는 누군가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채는 능력이다. 이와 같은 자아 특성을 획득하려면 주위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한다.
- 노년기: 이 단계는 에릭슨의 심리사회의론의 마지막 단계로서 65세 이후의 성인 후기부터 사망할 때까지의 노년기에 해당된다. 이 단계에서 나타나는 성격 특성은 '자아 통합 대 절망(ego integrity vs. despair)'이다. 이 단계는 어떠한 위기가 출현되기보다는 유아기에서 성인 중기까지 진행된 자아발달을 통합한다. 따라서 이 시기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모든 인간관계가 중요하다. 이 시기에는 여러 가지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이 요구된다. 예를 들면, 체력과 건강의 악화, 퇴직과 수입의 감소, 배우자와 친한 친구의 죽음이라는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특히 이 시기에는 개인의 관심이 미래보다 과거로 옮겨 간다. 이러한 관심의 변화는 사람들이 뒤를 돌아보며 그들이 선택했던 것을 검토해 보고 자기의 성취 또는 실패와 자신의 인생에서의 전환점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한다. 만약 자신의 인생에 대한 회고에서 그동안의 선택과 일을 수용하고 인생에 의미가 있었다는 느낌을 갖게 되면 자아 통합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자신의 인생을 돌아볼 때 만족감이 없고, 후회를 하게 되면 절망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 절망감은 노인의 심리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미쳐 노인성 정신병이나 우울증 등의 부적응 증상을 초래할 수 있다. 이 시기에 자아 통합을 한 사람에게 나타나는 자아 특성으로는 '지혜(wisdom)'가 있다. 에릭슨은 노인기의 지혜가 인간에게 나타나는 진정으로 성숙한 의미로서의 지혜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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