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솔직히 현실감과 철딱서니가 좀 없는 유형이라 (갑자기요..?) 뭔가를 해보기전에는 잘 모르는 스타일인데... 결혼 준비하면서 유독 많이 깨닫고 있는중... 다 직접 겪어보고 부딪혀 봐야 아는 21세기 답없는 좌충우돌 유형이랄까... 솔직히 결혼준비도 플래너 언니 만나고 와서 다 됐다는 느낌으로 살았던것 같은데... 크나큰 오산....ㅋㅋ 남자친구 덕분에 그래도 결혼준비 겨우 하고있는것 같다...오빠 고마워...
결혼반지를 겟한 이후 다음 단계로 상견례를 진행! 양가 부모님의 숙제이자 마음의 짐이자 어색함이 흐르는 바로 그것. 상견례도 아무 생각없이 읭? 하고 있다가 오빠네 쪽에서 먼저 날짜 제안을 줘서, 10월 9일 한글날에 상견례를 하게 되었다. 나는 결혼도 식목일에 하고 상견례는 한글날에 하고... 와드가 확실한것.... 사실 날짜 정하는것도 오빠랑 나랑 데이트할때처럼 언제 만나자! 데헷! 할수가 없는것이라. 부모님한테 여쭤보고 조율하는것 부터가 쉽지는 않구나 하는 느낌이 (해보고서야) 빡 왔다. 양가가 만장일치로 동의하는것이 그렇게 당연하지만은 않다는 것도. 오빠네에서 제안해 주신 날짜가 아빠 회사 일정으로 맞지가 않아서 갑자기 확 당기는 바람에 한글날이 됐는데, 2주나 앞당겨져서 조금 죄송스럽기도 했다. 이런건 얼타지 말고 미리미리 잘 조율해서 맞춰놓는게 좋을 것 같다. 아 그리고 참석 인원도. 형제들도 같이 올건지, 아니면 양가 부모님과 당사자(?)만 참석하는지. 이런것들도 맞춰야 하고. 우리는 깔끔하게 양가 부모님하고 오빠랑 나만 보는걸로!
1. 위치 고민
우선 양가에서 너무 멀리 떨어지지 않은곳이어야 하겠고... 사실 뭐든 너무 잘하려고 하면 힘든것 같다. 평범하고 보통만큼만 해도 잘하는건데. 유난떨다가 힘 다 빼는 케이스를 가장 경계하는 나란 새럼.... 무난한것이 무난하다고 생각되는데에는 다 이유가 있고 그렇게 인정을 받았다는 것은 사실 좋은게 아닐까? 라고 생각하는 새럼..... 그러므로 상견례를 많이 하는 식당으로 찾아본다. 가격대가 너무 높아보이는 곳은 제외했다. 나는 광화문에 모담한정식을 가볼까 싶었는데 오빠가 경복궁 블랙을 찾아냈다. 워낙 상견례로 유명하고, 룸 컨디션도 좋아보였다. 상견례 전용 코스까지 있어서 여기로 해야겠다 싶었다. 메뉴랑 이것저것 찾아보고 예약을 함. 청둥오리랑 술을 놓아준다는 상견례 꾸밈서비스도 있었는데 삼만원이길래 따로 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엔타스 상품권이 할인이 된다고 해서, 오빠가 상품권을 구해서 상견례 당일에 상품권으로 결제를 했다.
네이버 지도
경복궁 블랙 잠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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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선물 고민
이런 고민 진짜.... 별것 아닐것 같은데 별거임. 신경이 어어어어엄청 쓰임... 하나라도 이쁜거 들고가고 싶고 좋은거 들고가고 싶고, 근데 또 어머님 아버님 취향에도 맞아야하고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아야하고 머릿속이 엄청 복잡해지기 시작 ㅋㅋㅋㅋㅋㅋ이리 저리 찾아보다가 난(화분)까지 갔던거 비밀... 견과류 세트나 도라지정과 이런것도 있었고... 여러가지 많이 있었는데 난 결국... 내가 좋아하는걸로 함^^ 꽃송편...ㅋㅋㅋㅋㅋㅋㅋㅋ 꽃다발 이런거는 시들면 괜한 뒷처리 할일만 생기고... 화장품 이런건 너무 가격대가 부담스럽고.. 하나 하나 다 탈락하게 되는 사유들이 있었는데, 꽃송편은 그나마 거슬리는게 적었다. 선물같으면서도 받는사람 부담스럽지 않고. 이쁘고. 맛있고 하니. 당일에 근처 떡집에서 픽업해서 가져갔다. 상견례 전문이 아니라 보자기 포장이 조금 단조로웠지만 그래도 보자기 포장 된게 어디야 하면서..... 너무 달지 않고 맛있어서 하루만에 다먹었다는 후문... 한개 4만원이었고 두개해서 8만원으로 나름 만족스러웠다.
3. 상견례 당일의 고민
다행히 양가 모두 지하철을 타고 오신다고 해서 주차걱정은 따로 안할 수 있었고... 떡 픽업해서 내가 제일 먼저 식당에 도착했는데 자리를 어떻게 앉아야하지...? ㅇㅅㅇ?????? 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방이 좁기도 해서 더 으잉 했던듯. 그래도 다행히 엄빠가 먼저 도착해서 나의 멘붕을 가라앉혀 주심. 먼저 오는 사람이 안쪽에 앉아야 오는사람 맞이하는거라고....(바깥쪽에 앉으면 문을 등지고 앉아 있는거라, 오빠네가 왔을때 맞이하기가 좀 애매해지는 감이 있었다) 그래서 안쪽 벽부터 아빠-엄마-나 이렇게 셋이 앉음. 살짝 긴장 타려고 하던 도중 오빠랑 오빠네 부모님도 같이 오셔서 버선발로(?) 달려나감. 드디어 모두가 착석을 하고. 음식이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오빠가 미리 빨리빨리 넣어달라고 말을 해놨던것 같다. 근데 아버님잌ㅋㅋㅋㅋ 천천히 드시는 스타일이셔서 드시다가 좀만 천천히 넣어달라고 하셨다ㅇㅅㅇ! 서빙 속도는 적당히 분위기 봐가면서 조절해야 할 것같다... 센스좋은 서버분이라면 알아서 해주시긴 하는데 우리 담당 서버분은 그렇지는 않으셨다.... 얘기는 보통 부모님들끼리 하고, 나랑 오빠는 눈치를 보면서 열심히 음식을 덜어먹었다. 음식은 두개로 분리해서 나오는데 양가 부모님 4분이서 한접시 드시고, 나랑 오빠랑 한접시 이렇게 되도록 양이 조절되어서 나왔다. 이또한 식당의 센스인지라 잘 나눠져서 나오는건 편했다.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서버분 팁이라고 하나...? 그걸 드리려고 했는데 초반에 너무 정신이 없어서 드리질 못하고 식사를 시작했다. 근데 식사 내내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그렇게 친절하지도 않으셨고, 오빠의 소중한 백합탕을 누락한것도 있었고, 여러모로 썩 쾌적한 느낌은 받지 못해서 따로 챙겨 드리지는 않았다. (미리감찌 안드려서 삐지셨나 싶기도...ㅠ_ ㅠ)
4. 메뉴구성 & 후기
[상견례 한정식]이라는 메뉴를 상견례하면서 지나치긴 좀 그래서... 굳이 딴거 할필요 있나... 싶어 상견례 한정식으로 아묻따 결정했다.
사실 메뉴판만 보면 뭐가뭔지 잘 모르겠어서 후기 몇개 찾아보고 갔는데 전반적으로 다 맛이 적당하고 깔끔했다. 과한게 없어서 좋았음. 상견례세팅은 따로 진행하지 않았다. 청둥오리... 난 괜찮아효... 사실 긴장해서 음식이 코로 들어가는지 어쩌는지 몰랐는데 그와중에 맛은 잘 느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상견례는 상견례고 음식은 음식인데 맛없으면 안되자나!!!!!! (급발진) 여튼.... 양가 부모님도 오빠도 나도 잘 먹었으니 만족. 배도 불렀으니 만족...
일단 첫번째로는 죽이 나왔는데 빈속을 차분하게 데워주는 느낌으루다가, 적당히 맛있었다. 게살죽인가 싶었는데 게살맛은 안났고 그냥 고소한 맛이었다. 싹 긁어먹음...
두번째로는 물김치가 나옴. 시원하고 적당히 시큼해서 입맞 돋궈줌. 개인적으로 물김치 넘모 좋아해서 넘나 맛있게 먹음 ㅋㅋㅋㅋ 죽이랑 물김치로 워밍업 완....
다음은 푸릇한 야채. 이 샐러드도 되게 맛있었다. 드레싱이 기억은 잘 안나는데 달큰하면서도 머스타드 느낌이 났던 것 같음. 그냥 가볍게 먹자 했는데 어느순간 다먹고 없음.
앗 이제부터 본격적인 요리인가! 속으로 외쳤던 회의 자태. 1인 1점씩 먹을수 있도록 세팅되어서 나온다. 시원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밑에 돌같은걸 깔아주는거 같은데 그래도 얘기하느라 미지근해지기전에 얼른 드시는걸 추천... 뭐가 뭔 생선인지는 모르겠지만 다 신선했고 특별히 와 입에서 녹아내려!!!!!!! 이건 아니지만 그냥 적당히 맛있는 회 정도.
이거슨 육회...! 오빠가 오이를 싫어해서 내가 오이는 다먹었다... 오싫모 회원님들 잘 이해는 안가지만 취향 존중.... 원래 육회는 잘 안먹지만 이건 그냥 조그맣게 나온거라 한입에 쏙 털어 넣었다. 역시 적당했던 맛.
해산물 세션이 지나가고 이제 한식 세션이 온듯했다. 애호박, 표고, 새우전. 보기가 좋아서 먹기도 좋았다.
구절판을 한번도 안먹어봐서 이번기회에 드디어 먹어보는구나!!! 했는데 생각만큼 뒤집어지게 맛있진 않았고 역시 적당한 맛이었다. 월남쌈 미니어처 한식버전 같았는데 다 쪼끔쪼끔씩 나와서 진짜 소꿉장난 하는 기분이가 듦 ㅋㅋㅋㅋㅋㅋㅋ 뭔가 간에 기별은 안갔지만 나는 열심히 나물을 올려서 굼척굼척 만들었고 먹기도 했다? 정도... 맛은 여전히 적당.
곁들임 반찬으로 백김치가 나와주셨습니다. 저 위에 잣이 올라가있는게 생각보다 잘 어울렸다. 찬들은 다 정갈하게 잘 나오는듯. 역시 유명한 만큼 상견례의 경험치가(?) 느껴지는 곳이긴 했다.
청포묵. 네 저는 청포묵 쳐돌이고요. 젓가락으로 집는데 자꾸 미끄러지고 잘 안집어져서 내적 분노함. 부지런히 집어먹고 근처에 귀엽게 있는 나물들은 개인적으로 너무 양이 작은거 아닌가... 먹는게 아니라 데코인가 싶은 생각이 살짝 들었음.
(아니 근데 사진이 하나가 없다... 생선구이.... 엄청 큰 생선 튀김이나와서 오 뭐지 하다가 찍는거 까먹은거 같닼ㅋㅋㅋ 맛은 좋았고 아빠랑 아버님이 그 생선튀김을 제일 잘 드셨던것같다. 튀김도 바삭하고 소스가 새콤한것이 입맛싹도는것.... 가시도 잘 발라져있었던것 같고 사진이 없어서 아쉽지만 궁금하시다면 경복궁블랙 생선튀김 검색하면 나올것같습네다 여러분....ㅇ<-<)
생선튀김까지 먹고나면 지이인짜 배가 불러서 아 이제 끝나가나 배 뚜들기고 싶어지는데, 갈비찜이 턱 하고 나옴 ㅋㅋㅋㅋ 갈비찜.... 진짜 분위기만 좋으면 다들 천천히... 드시면서 배를 꺼뜨리면서 가는게 좋은 방법일것 같다. 메뉴를 한번 슥 보긴 했는데 직접 겪어보니 더 많은 느낌임. 갈비찜은 다 익혀서 나오는거라 조금만 끓이고 바로 먹으려고 했는데... 양가 부모님께서 안익힌줄 알고 계속 지켜만 보고 계셔서.... 다시 서버분한데 물어보고 바로 먹었다. 고기 살 부드럽고 양념이 좀 달긴 했지만 그래도 맛있었음!
단거에는 짠거. 저 김치가 볶음김치라서... 아니 제가 볶음김치 좋아하는걸 또 어떻게 아시고 이렇게.... 잘먹겠습니다.... 볶음김치 옆에 푸르스름한애도 김치였다.
문제의 백합탕. 맛은 있었는데.... 다먹고 나서야 서버분이 오빠꺼 국을 뒤늦게 갖다주심. 오빠 근데 왜 말 안했던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안주길래 안먹었다고 하는 쏘쿨한 오빠넴.... 그리고 오빠께 안나왔는지도 모르고 혼자 맛있게 먹은 내자신 반성...
드디어 마지막 식사! 된장찌개! 이쯤되니 진짜 배불러서 밥도 한 3분의1정도밖에 못먹은것같다. 된찌도 적당한 맛.
된찌와 같이 나온 반찬들... 이것도 배불렁.....
그래도 된장찌개로 먹으니까 든든하게 싹 마무리된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역시 나는 한국인. 마지막으로는 수정과가 나왔고 천천히 마시면서 마무리 했다. 추가로 커피도 더 시키고 할수 있긴 한데 이미 기나긴 대화로 지쳐보이셔서 빠르게 해산... 누구 한명이 가자고 해줘야하는데 다들 말을 못꺼내서 눈치만 보다가.... 오빠한테 카톡으로 SOS날림... 오빠가 마무리해줬다... 식사시간 2시간이라 다 돼가서 이제 마무리 하시면 될것 같다곸ㅋㅋㅋ (진짜야?) 적절한 명분과 멘트와 마무리였던 것으로 기억....
5. 결제
우리가 주문했던 것은 상견례 한정식 코스였고 1인 8만원이었다. 6인 해서 총 48만원이었는데, 엔타스상품권으로 50만원 내고 결제해서 2만원 거스름돈은 현금으로 받았다. 10만원권을 93,000원에 결제했으니 7% 할인받은 셈. (상품권 배송비 4,000원 별도). 계산하고 나와서 어머님 아버님은 고속터미널 역으로 가시고... 엄빠는 반포역으로 가시고... 오빠랑 나는 근처 신세계 백화점을 구경했다....ㅋㅋㅋㅋㅋㅋ각자 뿔뿔이 흩어질수 있어 좋은 위치.... 경복궁블랙 잠원점이었다. 무난하고 깔끔한 상견례를 원하신다면 경복궁블랙 나쁘지 않은것 같다. 식사보다도 방이 조금 좁게 느껴졌던게 아쉬워서, 다음에 예약한다면 좀더 널찍한 방이 있냐고 물어볼것 같다. 일단 내돈내산으로 추천!
http://itempage3.auction.co.kr/DetailView.aspx?itemno=A658894840
당일사용가능 엔타스상품권 10만원권(경복...
9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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