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융 분석심리이론 - 의식, 개인무의식, 집단무의식

의식, 개인무의식, 집단무의식

1. 의식수준에서는 '자아(ego)'가 중추 역할을 한다. 의식이란 인간이 현실에서 생각하고, 느끼고, 기억하는 상태를 말한다. 의식은 우리가 지금 이 순간 머릿속에 떠오르는 모든 생각 ・ 감정 ・ 기억 ・ 지각 등으로 구성되며, 프로이트가 주장하는 의식의 수준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예를 들면 밥을 먹고 있거나, 수업을 듣고 있거나, 책을 읽고 있거나, 연인과 헤어져서 슬픔에 빠져 있는 등 현재 주의를 기울여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들이다.자아는 후천적인 경험에 의해 형성된다. 인간은 태어나서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이러한 경험을 통해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받아들인 모습이 자아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설이나 추석 등의 명절에 친척들이 자신에게 "너는 어쩜 그렇게 예쁘게 생겼니?"라는 말을 하고, 학교에서나 거리에서 다른 사람들이 똑같은 말을 할 때, '얼굴이 예쁜 나'라는 자아가 형성되는 것이다. 의식 수준에 있는 자아는 무의식 속의 욕구를 현실과 접촉을 통하여 해결하는 기능을 가진 정신의 중요한 구성요소다. 즉, 외부의 현실세계와 내부의 정신세계가 적절히 관계를 잘 맺고 적응을 잘하도록 기능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자아가 현실과 접촉하는 과정을 통해 의식의 태도 유형이 만들어지고 기능 유형의 분화가 일어나고, 페르소나가 생긴다.
2. 개인무의식은 프로이트의 전의식(preconciousness)과 유사하다. 즉,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기억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개인무의식에는 잊어버렸거나 일부러 억압한 내용이 포함될 수 있다. 예를 들면, 결혼기념일이나 혹은 작년 여름에 여행 가서 있었던 일 등은 잠깐 기억이 나지 않을 수 있지만, 노력을 조금 기울이면 곧바로 기억해 낼 수 있는 것들이다. 그리고 개인적인 갈등, 해결되지 않은 도덕적인 문제, 격앙된 감정도 개인무의식의 중요한 요소다. 종종 이러한 요소가 꿈을 통해 나타나기도 하고, 꿈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때때로 사고 ・ 기억 ・ 감정을 결합하거나 한 주제로 묘사하기도 한다. 이렇게 결합된 요소들이 한 개인에게 정서적인 영향을 주게 되는데, 이를 콤플렉스(complex)라고 부른다. 콤플렉스란 일종의 생각이나 감정이 한데 어우러져 무리와 군집을 이룬 것으로, 감정이 하나로 뭉쳐진 복합체인 '감정의 덩어리'를 말하며, 이것은 한 개인의 정신을 지배한다. 콤플렉스는 대부분 부정적이고 충격적인 사건의 경험으로 인하여 형성된다. 대표적인 콤플렉스로 마더 콤플렉스(마마보이)가 있다. 마더 콤플렉스는 독립적인 사고와 판단을 하지 못하고, 어머니의 의견과 가치관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아들을 의미한다. 이는 어릴 적부터 지속적으로 경험한 어머니의 과잉보호에서 비롯되며, 성인이 된 후에도 일상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가령 마마보이가 결혼을 했을 때, 모든 일을 어머니의 뜻대로 한다면 아내와 갈등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융은 단어연상검사를 통해 콤플렉스의 존재를 밝혔다. 피험자들에게 단어를 한 가지씩 보여 주고 반응 시간과 내용을 알아보는데, 다른 단어들에 비해서 반응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격렬하게 반응하는 단어를 콤플렉스로 보았다. 또한 융은 한 개인의 콤플렉스를 찾아가면 결국 콤플렉스를 통해 그 개인의 집단무의식의 구성요소인 원형을 알 수 있다고 하였다.
3. 집단무의식(collective unconsciousness)은 융의 분석심리이론에서 가장 핵심이 될 뿐만 아니라 다른 이론과 차별화된 개념이다. 집단무의식은 인간이 먼 조상 대대로부터 물려받은 의식, 관습, 문화 등이 저장된 인간의 잠재적 기억의 저장소다. 그 과거란 인간 종족의 역사뿐만 아니라 진화론적 관점에서 인간 이전의 동물 종족의 역사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집단무의식은 여러 세대를 통하여 전수된 인류의 반복된 경험이 축적된 결과물이며, 인간의 뇌 속에 새겨져 조상들에게서 물려받는 유전적인 소인으로써 정신의 심층에 내제하여 성격의 전반적 구조의 기반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집단무의식은 여러 가지 원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대표적인 원형으로는 페르소나, 아니마, 아니무스, 그림자, 자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