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의 구조
올포트는 성격의 구조를 다양한 특질로 구성된 '고유자아(proprium)'로 설명하고 있다. 고유자아란 한 개인이 자신(selfhood)을 지칭하는 용어로서, 주관적 경험을 통하여 인식되는 '나(me)'를 의미한다. 그는 고유자아란 특질에 통일성, 일관성 및 통합성을 포함하여 일정한 형태의 질서나 법칙을 부여한 것이며, 고유자아에는 한 개인의 성격을 통합하는 기능이 있다고 하였다. 즉, 각 개인에게 있는 특질들을 통합아여 하나의 성격을 이루게 하는 주체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고유자아는 태도, 목표 및 가치를 특징 짓는 일관성의 토대가 되며, 생득적인 것은 아니고 출생 후 부모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생겨나고 연령이 증가합에 따라 발달한다고 보았다.
젤리와 지글러(Hjelle & Ziegler, 1981)는 올포트가 제시한 자아감의 성숙 정도에 따른 심리적 성숙에 대한 준거를 다음과 같은 6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 자아감의 확장: 성숙한 인간은 폭넓은 자아감을 가지고 있다. 자아감이란 관계적인 측면이 많이 반영된 개념이다. 따라서 자아감이 확장된 사람은 넓은 인간관계를 맺으며, 다양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고, 심리적으로 건강하다고 볼 수 있다.
- 타인과의 따뜻한 관계: 성숙한 인간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보다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다. 이런 태도는 친밀감과 동정으로 나타난다. 먼저 친밀감은 자신의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소유욕이나 시기심 등이 없는 감정이다. 다음으로 동정은 다른 사람들을 비난하지 않고 판단하지 않는 감정이다.
- 정서적 안정과 자아수용: 성숙한 인간은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으며, 자신의 모든 부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 즉, 자신의 기분이 우울하거나 혹은 슬픔을 느껴도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이를 적절히 표현하며 이겨낸다. 그리고 남들에게 보이기 쉽지 않은 자신의 결점이나 약점도 자신의 특성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힘이 있다.
- 현실적 지각과 임무 수행 능력:성숙한 인간은 현재 자신이 처한 상태를 빨리 파악하고 적응해 나간다. 또한 일하는 장면에서 먼저 할 것과 나중에 해도 되는 것을 판단하여 적절히 대처하고 자신이 가진 기술을 잘 발휘한다.
- 유머감각과 자기객관화: 성숙한 인간은 유머 능력이 있어서 자신의 상황이나 타인의 상황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자신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자아와 자신이 바라는 자아 간의 차이를 알아서 심리적인 불편감이 줄어들 수 있다.
- 통합된 삶의 철학: 성숙한 인간은 자신의 인생에 삶의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는 일관된 체계적인 방식을 지니고 있어서 삶을 적절히 통합할 수 있다. 즉, 인생의 모든 측면이 조화를 이루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고유자아 발달의 7단계
올포트는 성격이 연속적인 발달선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비연속적이라고 주장하였다. 즉, 출생 후 청소년기까지의 성격과 성인의 성격은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올포트는 5세 이전 유아기의 경험이 인간의 성격발달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프로이트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유아기의 경험은 인간의 성격발달에 그리 큰 영향을 주지 않으며, 고유자아의 성장에 따라 성격발달이 이루어진다고 주장하였다. 고유자아는 개인에게 있는 독특한 성격구조를 가리킨다. 올포트는 고유자아를 '느껴지고 알려진대로의 나(the me as felt and know)'라고 정의하였다. 즉, 개인이 스스로에게 중요한 나라고 인식되는 것을 고유자아라고 했다. 그는 고유자아가 아동기에서 청년기에 걸쳐 7단계로 발달한다고 설명하였다. 7단계의 고유자아 발달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신체적 자아(출생~15개월): 가장 기본적인 단계로서 고유자아가 형성되기 시작하는 신체적 자아(bodily self)의 단계다. 신체적인 느낌을 통하여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기 시작하며, 자신과 환경을 구분하기 시작한다. 예를 들면, 유아가 뜨거운 주전자에 손가락을 데기 전에는 손이 자신의 것인지를 알지 못하지만, 한 번 경험한 후에는 손가락이 자신의 것임을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 자아정체감(15~24개월): 이 단계는 아동이 언어를 통해서 자신이 누구인지를 인식하는 단계다. 예를 들면, 엄마나 주위 사람들이 아동의 이름을 불러 주면, 그 이름이 자신을 가리키는 것임을 알게 되고, 다른 상황에서도 자신의 정체감(self-identity)을 확인해 나가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는 것이다. 올포트는 아동의 자신에 대한 정체감이 한 번에 확고해지지는 않는다고 보았다.
- 자아존중감(24개월~4세): 자아존중감(self-esteem)은 자신에 대한 평가적인 측면으로서 아동이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를 성취하게 될 때 자신을 자랑스럽게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그는 아동이 성취감을 획득할 수 있는 환경과 부모의 지지가 중요하다고 보았다.
- 자아 확장(4~5세): 이 단계는 자신을 둘러싼 외부 환경에 자신이 속해 있다는 것을 깨닫는 시기다. 자신의 환경이 자신의 신체는 아니지만 자신의 것이라는 의식이 생기면서 자아확장(self-extension)의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때가 되면, '내 장난감이야.' '내 공이야.' 그리고 '나의 가족, 나의 집, 나의 유치원'이라고 말하기 시작한다. 이것은 자신과 관련된 주변 영역으로 의식이 확장되는 것을 의미하며, 이 단계에서 아동기에는 자기 것을 지키려는 소유 욕구가 발달한다.
- 자아상(5~6세): 자아상(self-image)이란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를 뜻한다. 그래서 착한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양심이 발달하지 않았는데 부모에게 칭찬을 받으려는 행동이 나타나는 시기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부모와의 적절한 상호작용으로 이상적인 자아상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 합리적 적응체로서의 자아(6~12세): 이 단계는 아동이 초등학교를 다니는 시기로, 학교생활에서의 적응이 요구된다. 이 단계의 아동은 학교에서 교사나 학생들과의 관계에서 자신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즉, 이성과 논리를 적용하는 시기인 것이다.
- 고유자아 추구(12세 이상): 마지막 단계로서 청소년기에 해당된다. 이 시기에는 개인에게 발달된 '고유자아 추구(propriate striving)'를 바탕으로 미래의 인생에 대한 장기적인 목표와 계획을 수립한다. 실현이 불가능한 목표라 할지라도 이 목표들은 청소년에게 삶의 목적을 부여하는 것으로서 이것이 자아 추구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예술가나 과학자 등으로 설정한 삶의 목표들은 모든 사람이 다 이룰 수는 없지만 목표 설정 자체가 자기 개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올포트는 고유자아의 발달단계를 7단계의 위계적 순서로 제시하였지만, 7단계가 서로 분리되어 기능하지 않고 전체로 통합되어 동시에 기능한다고 보았다. 예를 들면, 여러분이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시험을 치르고 있다고 상상해 보라. 의심할 바 없이 당신의 가슴은 두근거리고(신체적 자아), 당신은 시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자아정체), 당신의 명예나 자존심이 관여되어 있음을 알고(자아존중감), 시험의 성공이나 실패가 당신 가족에게 주는 의미를 의식하고(자아 확장), 당신 자신의 희망과 열망도 알고 있으며(자아상), 시험 문제의 해결자로서 당신의 역할도 인식하고 있으며(합리적 적응체), 시험과 당신의 장기 목표와의 관련성도 알고 있다(자아 추구). 이렇게 실제 생활에서 자아 상태는 통합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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