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양식의 유형
아들러는 모든 인간은 동일하게 세 가지 인연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 인연이란 인간이 지구라는 혹성에 살고 있다는 것과 타인 그리고 이성이다. 먼저 인간은 이 지구라는 환경을 불확실성 속에 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약한 육체를 갖고 있는 존재라는 사실 때문에 자신의 생명과 인류의 복지를 위해 노력해야 하며,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활용해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다음으로 인간은 자신의 약함과 불완전성, 한계성 등으로 다른 인간과 관계를 맺고 있다. 따라서 개인과 인류의 행복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은 교제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인류의 생명을 지속한다는 점에서 제3의 인연, 즉 두 이성의 만남이 있다. 이 세 가지 인연은 세 가지 문제를 제기한다. 이 지구의 특성이 주는 모든 제약 아래서 인간으로 하여금 계속 살아갈 수 있게 해 주는 직업을 어떻게 발견할 것인가, 주위 사람들과 협력하여 얻는 혜택을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어떻게 향유할 수 있을 것인가, 인간이 남자와 여자라고 하는 두 이성으로 살아가면서 인류의 미래와 존속이 인간의 성생활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에 자기 자신을 어떻게 적응시킬 것인가의 문제가 그것이다. 그리고 삶의 인연에서 인간이 피할 수 없는 세 가지 삶의 과제가 주어지는데 바로 직업, 우정 또는 교제 그리고 이성 또는 결혼이다.
아들러는 생활양식을 크게 네 가지의 기본 유형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이 기본 유형은 개인이 자신의 삶의 과제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보았다. 아들러는 "생활양식은 사회적 관심과 활동 수준으로 구분되는 이차적인 모형이다."라고 하였다. 사회적 관심이란 개인의 이익보다 사회 발전을 위해 다른 사람과 협력하는 것을 뜻한다. 아들러의 이론에서 사회적 관심은 심리적 성숙의 주요 기준이 되며, 이기적인 것과 상반된다. 활동 수준이란 개인이 보여 주는 에너지의 양이다. 이 활동 수준은 어릴 때 형성되는데, 무기력하고 우유부단한 사람에서부터 왕성하게 활동하는 사람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활동 수준이 건설적으로 되는지 또는 파괴적으로 되는지의 여부는 그것이 사회적 관심과 결합될 때 알 수 있다. 아들러는 생활양식을 사회적 관심과 활동 수준이라는 두 가지 차원을 중심으로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였다.
- 지배형: 사회적 관심이 거의 없으면서 활동 수준이 높은 유형으로서 이와 같은 유형을 가진 사람은 주장적이고, 공격적이며,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부모가 힘을 통해 막무가내로 자녀를 지배하고 통제할 때, 자녀의 생활양식은 지배형으로 형성된다. 이 유형에 속하는 사람은 능동적이기는 하나 다른 사람의 복지를 고려하지 않고, 생활 과제에 대해 공격적이거나 반사회적 태도를 보인다.
- 기생형: 사회적 관심도 적고 활동 수준도 낮은 유형으로서 기생적인 방법으로 외부 세계와 관계를 맺으며, 다른 사람에게 의존함으로써 욕구를 충족한다. 이 유형의 주요한 특징은 의존성이다. 이러한 생활양식은 부모가 자녀를 지나치게 과잉보호 할 때 나타나는 태도다. 예를 들면, 부모의 재산만 믿고 빈둥대는 사람이 바로 기생형이다.
- 회피형: 사회적 관심도 적고 활동 수준도 낮은 유형으로서 이들의 목표는 인생의 모든 문제를 회피함으로써 모든 실패 가능성도 모면하려는 것이다. 회피형의 사람은 매사에 소극적이며 부정적인 특징을 가진다. 회피형 성격을 가진 사람은 자신감이 없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직면하는 것을 피한다. 부모가 자녀를 양육할 때 자녀의 기를 꺾어버리는 것이 회피형 생활양식을 갖게 할 수 있다.
- 사회형: 사회적 관심과 활동 수준이 모두 높아서 자신과 타인의 욕구 충족은 물론 인생의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 기꺼이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 유형이다. 사회형의 사람은 성숙하고 긍정적이며,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의 표본이 된다. 부모가 자녀 앞에서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는 것과 같이 이타적인 모습을 보이거나 혹은 이웃이나 친구들과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일을 하는 모습을 보일 때, 자녀들이 이 유형의 생활양식을 가질 수 있다.
아들러가 생활양식에 따라 성격을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했지만, 이것은 단지 생활양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라고 하였다. 어떠한 결정론도 거부하는 아들러는 실제 상담 장면에서는 내담자를 유형별로 분류하지 말 것을 강조하고 있다. 아들러는 개인의 인생의 의미는 각기 다르고, 개인은 각자의 발달단계에 따라 이해되어야 하기 때문에 어떤 유형으로도 분류될 수 없으며, 이러한 분류는 개인이 외부의 문제에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설명하기 위한 교육적 차원의 분류라고 말하고 있다.
요약하면, 아들러는 생활양식을 개인의 성격을 움직이는 체계적 원리로 보았다. 그리고 생활양식은 한 개인의 독특성, 즉 삶의 목적, 자아개념, 가치, 태도 등을 포함하는것으로 삶의 목적을 달성하는 독특한 방법이라고 하였다. 아들러는 생활양식이란 개인의 독특한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나타내며, 5세경에 그 틀이 형성되어 그 후에는 거의 변화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또한 생활양식은 서로 연관되어 있는 세 가지 중요한 과업, 즉 직업, 사회, 사랑에 대해 개인이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관찰함으로써 이해할 수 있다고 하였다. 아들러는 이러한 인생 과제가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관련이 되어 있으며, 해결 방법 또한 생활양식에 달려 있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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